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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현대미술

한국 현대 추상화의 원조, '익숙한 정'의 세계 ‘ 박서보 화가’ 폐암 3기 판정.

by 갖고싶은예술 2023. 9. 25.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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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서보는 한국 현대 미술의 선구자로, 그의 작품은 미니멀리즘과 깊은 내러티브의 조화로 독특한 아름다움을 발산합니다. '익숙한 정' 시리즈를 통해 그는 반복적인 브러시 워크와 중첩된 물감의 레이어를 통해 인간의 내면 세계와 무의식을 탐구합니다. 서양 미술의 혁신과 동양의 전통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는 그의 작품은 국제적인 무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화가 박서보에 대해, 작품특징, 박서보 화가의 근황, 그의 생각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화가 박서보에 대해

    193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출생한 박서보 작가는 한국의 살아있는 현대미술이라 칭해지고 있다. 말 그대로 한국 현대미술이 걸어온 60년의 세월을 그의 작업 속에 오롯이 담고 있다. 1954년에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에 입학하여 미술 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전쟁의 여파로 인해 일정 기간 학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1955년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대한민국미술전람회>로 대변되는 관전 아카데미즘이 화단의 주류를 점하던 시절, 전쟁을 겪은 인간의 고뇌를 반영한 앵포르멜 운동의 가치를 내세우며 <원형질>시리즈를 선보여 화단의 이단아로 등장한다. 60년대 중반에는 도시화와 산업화 속에 한국의 오방색과 기하추상을 결합한 <유전질>시리즈를 시도하였다. 더불어 캔버스에 유백색 물감을 칠하고 연필로 긋기를 반복하여 작업이 수신의 도구가 된 1970년대 초기 연필묘법 시기, 한지와 색채를 재발견한 중기 지그재그 묘법, 손의 흔적이 제거되고 깊고 풍부한 색감이 강조된 후기 색채묘법 시기의 대표작품들도 포함된다. 박서보는 1960년대 후반부터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그는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예술적 접근법으로 국제적인 인정을 받았다. <묘법>시리즈는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자기를 비워내는 동양의 무위자연 이념을 작업에 담은 것으로 초기엔 연필로 선을 반복적으로 긋는 행위에 기초하였다면, 한지를 적극적으로 작업에 끌어들인 80년대 이후 작업에서는 종이 스스로 드러날 수 있도록 무한히 반복되는 행위와 물성이 하나로 통합된 세계를 보여준다. 한국 고유의 미술운동인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작가는 세계현대미술사조의 관점에서 한국적 미학을 현대적 추상미술로 승화시킨 고유 예술운동의 선구자로 명실 공히 인정받고 있다. 1994년에 현대미술사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서보미술문화재단을, 2019년에는 후진양성을 위해 기지재단을 설립하였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뿐 아니라 전 세계 유수한 미술관인 MOMA, 구겐하임, 허쉬혼,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에 영구 소장되어있다.

    박서보 화가
    박서보 화가

    박서보 화가 작품 특징

    박서보(91)는 이른바 ‘단색화’ 열풍의 주역이다. 그의 대표작 ‘묘법(描法·Écriture)’ 시리즈는 자연을 그대로 옮겨 화폭 위에 펼쳐놓은 것 같이 다채로운 빛깔을 지닌다. 박서보의 작품 세계를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 세 가지 특징을 중심으로 감상하길 추천한다.

    1. 자연에서 온 색(色)

    박서보의 인기 시리즈 ‘컬러 묘법’은 자연으로부터 기인했다. 작가는 2000년대에 들어서며 본격적으로 색을 쓰기 시작했다. 우연히 찾은 가을 산에서 불타오르는 듯 새빨간 단풍을 마주하고 그 아름다움에 탄복한 것이다. 박서보는 이를 화면에 그대로 옮겼는데, 보는 이에게 자연의 그것과도 같은 신비로움과 평온함을 전하고자 했다. 실제로 그의 그림에는 공기색, 벚꽃색, 홍시색 등 자연으로부터 영감받아 명명한 빛깔이 온전히 나타난다.

    2. 고랑을 연상하는 표면

    작품 앞에 가까이 다가서면 고랑을 연상하듯이 표면이 입체적이고 질감이 도드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작품의 주요 재료인 한지를 수없이 겹치고 이를 밀어내거나 긁길 거듭하며 화면 위에 자연스레 고랑이 형성된 것이다. 한지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단단하며 견고하게 보인다. 그만큼 그의 작품 한 점이 완성되기까지 수많은 작업 과정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3. 반복성

    박서보의 그림은 수없는 반복 끝에 완성된다. 한지를 겹겹이 쌓고 이를 밀어내길 거듭하는 식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품의 물성은 더욱 살리고 동시에 이를 무수하게 되풀이하는 작가의 행위가 합일에 이르게 되는 것이 ‘수행’이자 단색화의 정신성이라고 박서보는 설명한다. 단순히 단일색을 띤다고 해 단색화가 아닌 셈이다. 박서보의 그림이 행위의 반복으로 빚어진 산물이라는 점이 중요한 이유다.

    4.'익숙한 정(Ecriture)' 시리즈:

    박서보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 스타일로, 이 시리즈에서 그는 캔버스에 반복적이며 중첩된 브러시 워크를 사용하여 물감의 레이어와 텍스처를 만들어냈다. '익숙한 정'은 '글쓰기'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ecriture'에서 파생된 것으로, 그의 작품에서는 마치 글씨를 쓰듯 반복적인 선과 무늬가 등장한다.

    5. 미니멀리즘:

    그의 작품은 간결하고 미니멀한 접근법을 특징으로 한다. 복잡한 이미지나 형태 대신, 간결하게 표현된 선과 물감의 텍스처가 주를 이룬다.

    6.서사성: 그의 작품은 단순한 형태와 색상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깊은 의미와 서사성을 담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무의식, 정신성, 그리고 인간의 내면 세계를 탐구한다.

    7. 색상의 사용: 박서보의 초기 작품은 회색톤과 검은색, 흰색을 주로 사용했지만, 그 후에는 보다 다양한 색상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서 색상은 항상 조심스럽게 고려되며, 전체 작품의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서보 화가 작품
    박서보 화가 작품
    박서보 화가 작품
    박서보 화가 작품
    박서보 화가 작품

    박서보 작가 근황

    1.박서보 화백 "폐암3기 판정.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싶어"

    박 화백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폐암 3기 판정을 받았다"면서 "평생 담배를 물고 살았다가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서야 끊었다"고 적었다. 올해 92살인 그는 "당장 죽어도 장수했다는 소리를 들을 텐데 선물처럼 주어진 시간이라 생각한다"며 "작업에 전념하며 더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낼 것이고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 화백은 또 "이 소식을 듣고 놀라서 연락하려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갑자기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어느 때보다 평온하고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안부 전화 등 연락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2.거장과 명품과의 만남

    글로벌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박서보 백’을 출시한다. 세계 미술 시장에서 높아진 국내 작가들의 위상이 반영된 것으로 향후 잇단 컬래버레이션 작업이 기대된다. 23일 미술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이 한국의 원로 화가 박서보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200개 에디션 한정판 핸드백을 제작해 올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무라카미 다카시, 구사마 야요이, 리처드 프린스 등의 거장과 협업했던 루이비통이 한국 예술과 손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서보는 한국의 1970년대 단색조 추상화를 칭하는 ‘단색화’의 대표 거장으로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는 ‘글로벌 아티스트’다. ‘루이비통 컬래버 백’은 박서보의 2000년대 이후 ‘후기 묘법’ 연작 중 붉은색 작품으로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를 몇 시간씩 물에 불린 후 뭉툭한 도구로 종이 결을 따라 수백 번 이상 곧게 긋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반복적인 ‘이랑’이 그대로 핸드백의 모티브가 됐다. 박서보의 작품은 그의 독특한 스타일과 깊은 철학적 고찰을 통해 한국 현대 미술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루이비통과 박서보 화가의 컬래버레이션
    루이비통과 박서보 화가의 컬래버레이션

    박서보 화가의 생각

    Q: 선생님에게는 어떤 약점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A: 어떤 마음을 하나 먹으면 그걸 절대로, 끝까지 지켜. 나는 약점투성이인 사람이야. 원래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다고. 반대로 넘치는 점도 너무 많아. 이것들을 내가 스스로 조절을 못하는 거야. 그래서 절에 찾아가기도 한 거지. 1955년 수덕사에서 김일엽이라는 스님을 만났어. 김일엽은 스님이 되기 전에 문학을 하던 현대 여성이야, 현대 여성.

    Q: 살면서 ‘천재’라고 보신 인물이 있나요?

    A: 천재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봐. 예를 들어 이중섭 씨가 천재성이 있는 분이지. 그 시절엔 나라가 가난했기 때문에 종이에 그릴 수밖에 없었어. 에나멜 화이트나 검정, 오일 컬러로 그리면 종이는 그것을 쭉쭉 빨아들여요. 에나멜은 마르는 속도가 빠르기도 하고. 그 쭉쭉 빨아들임을 통해 필력이 생기는 거야. 천재성과 시대의 빈곤이 겹친 결과지. 가난이 한 작가를 천재화한 경우라고. 그 시절을 좀 지나서 캔버스가 등장한 후였다면, 캔버스에 오일 컬러로 그렸다면, 그런 그림이 안 나왔을 거야. 이렇게 여러 각도에서 분석해봐야 한다는 말이지.

    Q: 인생에서 아쉽거나 후회하는 일이 있다면요?

    A: 후회하는 일은 없어,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했으니까. 사람이 어느 정도에 이르면 남한테 자신을 노출시켜서 비판도 받는 게 좋아요. 자꾸 성을 쌓고 자기를 보호하는 식으로 가면 망하는 거야. 거친 물결 속에 내동댕이쳐서 씻기고 부딪치면서 살아남아야 해. 나는 내가 자초해서 그렇게 했어.

    Q: 여전히 그리기라는 노동을 하시고 이제는 또 새로운 작업 방식을 시도해보신다니, 과거의 박서보보다 현재와 미래의 박서보를 계속 지켜보고 싶습니다.

    A: 늙는다는 게 뭔 줄 알아요? 나는 늙는다는 말을 쓰기가 아주 싫어. ‘늙는 게 아니라익어간다’는 노래 가사가 있는데, 그 말이 그렇게 좋단 말이지. 생명체는 풋것이거나 익은 것이거나 할 텐데, 다 익으면 언젠가는 나무에서 떨어지게 돼 있어. 모든 생명이란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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