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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영은 한지에 먹과 붓으로 자연경관을 그리는 동양 산수화 작가입니다.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산수풍경들이 웅장하고 묵직하고 몽환적입니다. 그녀에게 자연경관은 상상과 현실이 어우러진 채 재구성되어 화면 안에 펼쳐집니다. 작가는 여행을 통해 느낀 대자연에 대한 감동과 사색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우리의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두고있습니다. 권소영 작가의 동향화와 그녀에게 자연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상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 출생: 1986.
- 학력: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석사, 성균관대학교 미술학과 학사
- 수상: 2017년 겸재 내일의 작가상 2014년 제4회 JW중외 Young Art Award 특선 2014년 겸재 내일의 작가상 외 그룹전 다수
권소영 작가의 동양화는?
동양화는 주재료인 먹이 종이에 닿자마자 스며들고, 마르며 쉽게 번지는 특성을 가지고있지만, 권소영 작가는 사소한 감정, 작은 디테일에 주목했습니다. 거대한 자연의 풍경보다 직접 경험하고 느끼는 자연 이를 표현하기 위해 먹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깊은 연구로 먹으로 점을 쌓는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아주 작은 붓으로 점을 찍고, 마르기를 기다린 후 다른 붓으로 점찍기를 반복합니다. 점 하나하나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디테일한 표현과 빛과 그림자, 공간감이 느껴지는 새로운 동양화가 탄생했습니다. 가지런한 호흡의 붓질로 풍경을 천천히 쓸어 담듯 무수한 점과 선을 켜켜이 쌓아올리며 종이 위에 펼쳐나가며, 매 순간 느꼈던 감정의 떨림이 작품에 스며들기를 바라며 조금 더 날카롭고 섬세하게 표현하고자 의식하고 집중하여 표현합니다. 세월이 깎아 만든 자연 그대로의 예술 작품을 마주하며 느꼈던 태초의 자연이 주는 힘, 그 에너지를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권소영 작가에게 자연이란?
작가에게 자연은 교감의 대상이며 생명의 본질을 간직하고 있는 공간입니다. 화면에 담긴 풍경은 어디선가 한번쯤은 본 것처럼 익숙하지만 그 안에는 실제적인 것과 상상적인 것이 교묘히 결합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단순히 여행이 주는 여유를 넘어서 어떠한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와 해방에 도달한 경지를 담고 있습니다. 권소영 작가의 작업의 근간은 여행과 그에 따른 기억의 기록이며 그 끝은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의 세계를 담아내는 것입니다. 그녀는 한때 여행과 등산으로 마음의 고통을 치유했습니다. 이후 작가는 강원도 지역에서 몇 년 간 레지던시를 이어가게 되는데, 이 시기는 그녀가 자연과 뗄 수 없는 관계로 엮이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가는 강원도에서 소나무 표피를 관찰하고 세밀하게 묘사하는 작업에 빠져들었습니다. 나무에 대한 관심이 그녀를 자연으로 내몰았고, 나무에 국한되었던 천착은 자연 전반을 향한 관심으로 확대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작가는 자연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며 풍경화에 매진하였습니다. 자연을 동경하는 작가의 경향은 작업을 이어나가는 원동력이 되어 여행에서의 경험과 생각은 무한한 발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진 작가만의 예술적 상상력은 이상적인 세계를 시각화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권소영은 직관과 사유의 적절한 조화 속에서 자연이 지닌 태초의 에너지에 귀를 기울이고자 하며 자연으로부터의 사색을 통해 정서가 위축된 현대인의 삶이 치유하기를 희망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작가는 현실에서 자연을 마주하고 자연 속에서 느꼈던 감정, 공기, 바람, 소리, 냄새 등 여러 요소들 속에서 발견한 이상적인 경관과 중첩시켜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합니다. 이 때 자연의 외형을 오롯이 재현하기보다는 자연물에서 일정하게 나타나는 패턴들을 발견하고, 반복하여 나타내거나 점묘법으로 표현합니다. 하나하나 나무를 심어내듯 정교하고 세밀하게 채워 나간 화면은 거대한 자연의 에너지를 느끼게 합니다. 작가는 풍경을 관찰하고, 이를 토대로 실경이 가지는 형태와 요소들을 자유롭게 변형하거나 이상적인 요소들을 더함으로써 자신만의 예술언어를 만들어냅니다. 권소영의 풍경화는 탁월한 묘사력 때문에 일견 실경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작가의 감성과 상상력에 의해 많은 부분이 첨삭되며 이루어지는 이상적 풍경입니다. 작가는 자연에서 느낀 감정들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실경의 여러 요소들을 세심하게 바꿉니다. 편안하면서도 짙은 호소력을 지닌 그녀의 풍경화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자연과 주고받은 교감의 내용을 감상자들에게 되도록 생생하게 전달하려는 작가의 노력은 그림 뿐 아니라 제목에서도 드러납니다. ‘속삭이는, 숨 막히는, 눈부신, 빛나는, 명멸하는, 소용돌이치는, 희미해지는, 분산되는, 꿈틀거리는, 물결치는, 유영하는, 떨어지는, 흐르는’ 등과 같은 제목의 서술어들은, 그녀가 얼마나 다채롭고 미묘하게 자연 현상을 감각했는지 말 해 줍니다. 지난 겨울, 권소영은 폭설로 인해 제주 ‘사려니숲길’에 고립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작가는 재난 상황 가운데 밀려오는 공포 속에서도 아름다움으로 자신을 압도하는 숲의 정경에 매료되었습니다. 연인이 갈등을 통해 더욱 완전한 사랑에 도달하듯이, 작가는 자연과 갈등하고 그 갈등을 극복하는 과정 중에 황홀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제껏 작가가 치유와 회복의 근원으로 인식했던 자연은 돌연히 낯선 얼굴로 그녀를 엄습했지만, 작가는 그런 자연을 거부하지 않고 자연 안으로 더 깊이 걸어 들어가는 길을 선택합니다. 자연을 향한 그녀의 믿음은 배신 당하지 않았습니다. 숲은 심연을 열어 보이며 그녀에게 자신의 정수를 선물했고, 그녀는 한순간 숲과 동화되어 두려움과 환희가 교차하고 공존했던 시간의 특별한 질감을 자주 회상하며 그림으로 옮겼습니다. 숲이 그녀에게 남긴 잊을 수 없는 기억은 선과 색으로 화폭 위에 아름답게 중첩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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