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그리는 가장 미국적인 화가 알렉스 카츠(Alex Katz)“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회화, 드로잉, 조각, 판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온 대표적인 ‘아메리칸 스타일‘ 화가 알렉스 카츠는 단순하고 과감한 화면구성으로 담백하게 인물과 풍경을 담아내기로 유명한 화가입니다. 현재, 찰나의 인간 본연의 감성을 담아내는 카츠에 대한 소개와 그의 유년시절, 그의 시그니쳐 스타일과 대표작, 그의 작품경계에 대해 상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알렉스 카츠 (Alex Katz) 소개

‘아메리칸 스타일’을 대표하는 화가 알렉스 카츠 Alex Katz(1927~)‘. 초상화의 대가로 알려진 그는 일상에서 마주한 인물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언어로 담백하게 표현해 낸 것으로 유명합니다. 대상의 한순간을 캡처한 듯 단순하고도 우아하게 그린 그림, 세밀한 묘사로 설명하기보다는 찰나의 감각을 포착해내는 심플한 작품을 시도한 알렉스 카츠만의 방식은 파격적이고 새롭습니다. 단순하고 과감한 화면 구성과 대담한 채색, 절제된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는 그의 작품은 추상과 구상, 전통과 아방가르드가 맞닿아 있는 현대적 리얼리즘을 보여줍니다. 새로운 실험 정신으로 무장한 추상화가 뉴욕을 압도하던 1950년대 후반, 카츠는 TV 화면을 닮은 과감한 인물 배치, 담백한 붓 터치와 간결하고 화사한 색감을 통해서도 회화의 의미를 전달 할 수 있다고 보았고, 자신만의 구상화에 매진했습니다.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무려 2백여 회의 개인전과 5백 회 이상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최근 서울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신작을 선보일 만큼 동시대적 센스를 보유한 현역 작가입니다. 인물 초상과 풍경을 주로 그리며, 모마, 휘트니, 테이트모던 미술관 등 전 세계 1백 개가 넘는 기관에 컬렉션 되어 있습니다.

Alex Katz in Daegu - Interview

Alex Katz in Daegu - Interview

유년시절

호평을 받은 미국 화가 알렉스 카츠는 1927년 7월 24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났습니다. 예술적 성향을 가진 부모님 밑에서 자란 Katz는 어릴 때부터 예술적 환경에 많이 노출되었습니다. 사업가로 일하던 그의 아버지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고, 그의 어머니는 아마추어 예술가였습니다. 집에서의 이러한 분위기는 Katz의 예술적인 감성을 길러주었습니다. Katz의 부모님은 그의 예술적 재능을 인정했고, 더 다양한 예술 형태에 노출시켰고, 그를 뉴욕의 박물관과 갤러리로 자주 데려갔습니다. 이러한 초기의 경험들은 Katz를 도시의 활기찬 예술 현장에 몰입시켰고, 그의 예술에 대한 호기심과 사랑에 불을 붙였습니다. 브루클린에서 캐츠의 어린 시절동안, 번화한 거리, 다양한 이웃, 그리고 도시의 활기찬 분위기는 그의 예술적 감각에 지속적인 인상을 남겼습니다. 다양한 색깔, 역동적인 구성, 그리고 그가 주변에서 관찰한 인간관계의 상호작용은 나중에 그의 작품에서 그 표현을 찾아볼수 있습니다. 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 동안, Katz는 역경 속에서 그의 초상화가 인간의 상태와 감정을 포착할 수 있다는 것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Alex Katz의 시그니처 스타일

Katz의 시그니쳐 스타일의 특징은 현대적인 삶과 인물의 모습을 담백한 필치로 담아내며 자신만의 고유한 화풍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는 깨끗한 선과 평평한 색의 평면을 사용하고, 카츠의 작품은 종종 미니멀리즘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불필요한 세부 사항을 제거합니다. 이 축소주의적 접근법은 보는 사람이 주제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각적인 영향을 줍니다. 그의 초상화에서, Katz는 인물의 개성과 존재감을 뽑아내는 비범한 능력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얼굴과 스타일을 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알렉스 카츠는 회화에서 유독 스타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사람의 얼굴에는 각자 그들이 살아온 삶이 배어 있으며, 스타일에서 그 사람의 개성이 표현되기 때문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알렉스 카츠의 작품을 오래 보아온 우리도 거기에 배어 있는 화가의 삶의 궤적과 스타일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화가, 시인, 무용가, 패션모델 등의 초상은 모두 뉴욕에서 작가가 예술적 교감을 나누는 동료들입니다. 또한 피크닉, 칵테일 파티, 숲과 해변이 담긴 풍경화들은 그가 매년 여름을 보내는 미국 메인주 의 자연 풍광입니다.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회화, 드로잉, 조각, 판화를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내 에이다 Ada를 모델로 삼아 무려 250점 이상의 작품을 완성한  면모도 작가가 그림으로 보여준 라이프스타일의 일부분입니다. 이 예술가는 이렇게 자신의 삶을 화폭으로 옮겨옴으로써, 사소하지만 지속적인 방식으로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전달해 왔습니다. 그가 포착해 낸 삶의 장면들에는 과거도 미래도 없는 오직 실존하는 현재의 순간만이 찬란하게 빛납니다.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그가 그림에만 매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아마 알렉스 카츠가 추상과 실험, 정치와 자본의 메시지보다 ‘그리는 힘’을 믿는 삶의 태도를 고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늘 같은 에너지로 그리기 위해 매일 수영과 조깅을 하며, 50년 넘게 같은 장소에서 주말도 없이 붓을 드는 집념의 예술가입니다. 빛과 색은 Katz의 스타일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는 빛의 효과와 그것이 어떻게 피사체나 장면을 변형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예리한 시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물을 묘사하든 풍경을 묘사하든, Katz의 색 사용은 대담하고 생동감이 있습니다.  캐츠 스타일의 또 다른 특징은 즉흥적이고, 동시성을 포착하는 능력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종종 현대의 정신을 반영하면서 그의 시대의 사람들, 사물들, 그리고 장면들을 묘사합니다. Katz의 작품은 시간의 덧없는 순간을 포착하면서, 움직임과 에너지의 감각을 전달합니다. 그의 놀라운 색감이나 화면 구성, 간단한 붓놀림은 앙리 마티스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 연구로부터 기인합니다. 카츠를 대표하는 작업군인 대형 캔버스 회화는 편편한 화면 위에 대상을 단순화시켜 위치시킴으로써 작품에 잠입할 법한 어떠한 맥락이나 서사 또한 최소화하였습니다. 1960년대와 70년대 전반에 걸쳐 작가는 캔버스 크기를 점차 확대했으며, 대상의 비율을 과감하게 조정 및 구성한 다중 패널 회화를 다수 제작했습니다. 작가는 이 시기에 텔레비전과 영화에 관심을 갖고 주목하였는데, 특히 영화 스크린의 큰 규모에 크게 영감을 얻었서,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에는 그가 ‘환경적(environmental)’이라고 일컬은 큰 규모의 풍경화에 중점을 두고 매진하였습니다. 이후 새로운 세기의 문턱에서 작가는 1960년대 후반에 처음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던 주제인 꽃으로 회귀하여, 꽃 한 송이 또는 작은 다발을 확대하여 그렸던 이전 작품과는 달리, 이 때는 훨씬 더 풍성한 꽃으로 화면 전체를 채우는 방식으로 접근습니다. 2010년대에는 캔버스 안에 하나의 대상을 연속적이지만, 다양한 각도로 담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의 필름 롤을 연상시키는 일련의 작업들은 마치 환경을 초상화로 제작한 듯한 인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의 독특한 스타일을 통해, Katz는 예술계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고, 그의 시대를 초월하고 매혹적인 작품들로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관객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대표작품과 설명

"검은 드레스" (1960):

"검은 드레스"는 알렉스 카츠의 가장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인상적인 초상화는 Katz의 분위기와 몸짓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포착하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이 그림은 카츠의 특징인 굵은 선과 평평한 색상의 평면으로 표현된 단순한 검은색 드레스를 입은 여성 인물을 묘사합니다. Katz가 그녀의 본질을 몇 가지 필수적인 요소로 뽑았기 때문에, 미니멀리즘 접근법은 주제의 존재와 내면의 감정을 강조합니다. "검은 드레스"는 인물이 중심에서 벗어나 역동성을 만들고 보는 사람이 다양한 수준에서 그림에 참여하도록 초대하면서 카츠의 구성에 대한 숙달을 보여줍니다.

검은 드레스

"메인 서브라임" (2001):

"메인 숭고함"은 알렉스 카츠의 풍경화의 주목할 만한 예입니다. 이 넓은 예술 작품은 Katz가 그의 여름을 보냈던 메인 시골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묘사합니다. 그 그림은 빛, 색, 그리고 대기를 놀라운 기술로 포착하는 그의 능력을 보여줍니다. Katz는 넓은 붓놀림과 절제된 색상을 사용하여 평온함을 불러일으키고 자연 환경의 본질을 포착합니다. '메인 서브라임'은 개방감과 광활함을 유지하면서 한 장면의 본질을 뽑아내는 카츠의 능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이 풍경의 고요한 분위기에 몰입하도록 유도합니다.

에이다와 엘렉스(1957)

"에이다와 알렉스"는 종종 그의 뮤즈 역할을 했던 화가의 아내 에이다를 묘사하기 때문에 알렉스 카츠의 작품에서 중요한 작품입니다. 그 그림은 관계의 친밀한 역학 관계를 포착하는 Katz의 능숙함을 보여줍니다. 구성은 에이다와 알렉스가 가까이에 있고, 그들의 프로필이 겹치며, 깊은 연관성과 공유된 존재감을 암시합니다. 캐츠의 능숙한 얼굴 묘사와 빛과 그림자의 미묘한 상호 작용은 주제에 깊이와 차원을 더합니다. "에이다와 알렉스"는 카츠의 감정적 깊이를 묘사하는 능력을 강조하며, 그들의 관계의 뉘앙스를 포착하고 친밀감과 친근감을 전달합니다.

알렉스와 에이다

전통과 실험, 구상과 추상의 경계

인물과 풍경은 카츠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해온 주제입니다. 보는 순간 화사한 느낌을 전달하는 컬러와 풍경, 등장인물들은 마치 동화 삽화를 보는 것처럼 심플하지만, 그림을 가만히 응시하다 보면 심플하다는 단어로만 표현하기엔 조금 아쉬운 남다른 아우라를 느끼게 됩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작가가 수십년간 연마해 온 고도의 테크닉이 그림 속에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알렉스 카츠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 테크닉에 대해 자주 언급했는데, 그에 따르면 일명 ‘카츠 스타일’에는 크게 네 가지 시그너처가 존재한다.

1.거대한 하나의 캔버스에 두 얼굴을 나란히 배치하는 ‘더블 포트레이트 double portrait’ 기법.

2. 얇은 붓칠로 마감된 단색 배경.

3. 그림의 윤곽을 따라 잘라내 전시하는 ‘컷아웃cut-out’. 

4. 마지막으로 인물의 비율을 과감하게 조정하는 화면 구성 방식입니다. 그중에서도 구성은 작가가 여전히 실험 중인 가장 중요한 테크닉입니다.

 

"공간감이 제거된 강렬한 단색 배경은 감각적으로 표현된 인물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면서 대상 이면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본질적인 무엇인가를 유추하게 만든다."

 

전통적인 초상화가 세밀한 묘사를 통해 주인공이 존재하는 시대와 상황을 설명하는 방식이라면, 카츠의 초상화는 주인공의 절제된 모습만을 강렬하게 부각함으로써 그가 존재하는 순간과 상황, 사회로 시공간을 확장합니다. 최소한의 정보로 가장 풍부한 인간성을 발현하는 이 구조는 카츠가 작업 초기부터 고수해 온 방식으로 전통적인 인물화를 넘어서는 ‘혁신’적 화풍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카츠 회화의 독창성이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아닙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평가들은 전시장에 등장한 그의 작품을 보고 ‘혁신’보다는 ‘낡음’과 ‘고루함’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철학적 깊이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는데, 1950~60년대는 추상표현주의의 시대였고, 새로운 예술 실험과 정치적 메시지는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젊은 알렉스 카츠는 비판에 주눅 들지 않았고, 보란 듯 자신만의 순수 회화를 밀고 나갔습니다. 오히려 그는 추상표현주의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거대한 캔버스를 가져와 그 위에 추상화가 아닌 구상화, 즉 인물화를 배치했습니다. 그는 특유의 자신감과 끈기로 예술계의 편견을 하나씩 극복해 가며, 결국 1980~90년대에 복귀한 구상화 붐과 더불어 젊은 세대의 예술가들은 새로운 감상으로 카츠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예술가로서의 Alex Katz의 여정은 그의 공예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과 독특한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진화하는 능력의 증거입니다. 그의 초기 영향부터 새로운 예술 운동에 대한 탐구까지, Katz의 작품은 시대를 초월하고 관련이 있습니다. 구성, 색, 그리고 그의 주제의 본질을 포착하는 것에 대한 그의 숙달을 통해, 그는 예술 세계에서 그의 위치를 굳혔습니다.